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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HSK 5급 feat. 해커스환급반

by 여누 Yeonu 2021. 4. 16.

2년 전 휴학계를 내고 뭐라도 하나 배워야겠다 싶어서 시작했던 중국어를 다 잊을까 봐 HSK 공부를 시작했었다. 처음 배울 땐 너무 재밌어서 학원 마치고 집에 와서도 매일 복습하고 숙제하고 그랬는데 딱 자격증 공부 시작하니까 재미가 없어서 그만뒀었지.... 인강을 알아보니 해커스에 환급반이 있더라. 90일간 매일 출석만 해도 환급받을 수 있고 210점 넘기면 200% 환급, 250점을 넘기면 응시료까지 받을 수 있길래 동기부여를 위해 바로 결제했다. 

 

시작 전에는 90일 출석이 뭐가 힘들다고 돈까지 돌려주나 싶었는데 막상 해보니 꽤 어렵다. 그냥 접속만 한다고 출석 인정을 받을 수 있는 게 아니라 1.4배속 이하로 처음부터 끝까지 듣고 강의가 끝나면 나오는 팝업을 10초 안에 클릭해야 한다. 나는 해커스 털어먹자는 오기로 올출 찍었지만(ㅋㅋ) 자칫 방심하면 까먹거나 놓치기 쉽다. 여기서 팁. 보통 본 강의는 아무리 짧아도 40분 정도는 걸리는데 보충 강의는 10분 만에 마치기도 한다. 그런데! 길이와 상관없이 보충강의만 수강해도 출석 인정을 받을 수 있다 또 하나 팁이 있다면 환급반 수강을 월초에 신청하라는 것! 환급반 수강기간이 4월 1일까지든 30일까지든 시험은 4월 안에 응시해야 성적 환급을 받을 수 있다. 월말에 신청하면 강의는 70일 정도만 들었는데 급히 시험에 응시해야 하는데 월초에 해두면 강의를 다 듣고 여유롭게 응시할 수 있다. 운이 좋으면 두 번 응시해서 점수가 잘 나온 걸로 환급받을 수도 있다.

 

강의 퀄리티는 만족스러웠다. 5급 강사님이 김동한 쌤인데 학생들을 얼마나 많이 만나보셨는지 강의 중에 맥락을 놓치거나 집중을 못할 때면 귀신같이 알아채고 멘트가 나와서 쌍방향 소통하는 느낌도 들고(ㅋㅋㅋㅋ) 단어나 복습용 자료도 업로드해주셔서 커리큘럼만 잘 따라가면 되니 주입식 교육의 노예에게는 최적의 강의였다. 환급반 강의가 선택한 급수만 수강할 수 있는 게 아니라 6급까지도 들을 수 있고 TSC?라는 강의도 다 들을 수 있어서, 사실 수강 전에는 5급을 한 30일 만에 취득하고 나머지 60일 동안은 6급을 준비하자는 매우 큰 포부가 있었는데 당연히 뜻대로 되지 않았다^^.... 한참만에 중국어를 보니 알던 단어도 가물가물하고 보어나 문장 성분도 눈에 잘 안 들어와서 기초부터 다시 하다 보니 90일이 훌쩍 갔다.

 

공부를 할수록 합격은 할 수 있을까 걱정이 됐는데 응시료까지 환급받을 수 있는 점수를 받아서 기뻤다. 당일 시험 보면서 가장 놀란 건 듣기 시험이 생각보다 수월했다. 평소에 공부를 할 때는 집중하고 있어도 한 단어도 캐치를 못하는 경우가 있었는데 시험장에서는 아~주 천천히 들려줘서 모의고사에서도 받아본 적 없는 점수가 나왔다. 그런데 또 독해는 IBT로 쳤더니 평소보다 시간이 훨씬 더 걸려서 문제가 아직 남았는데 시간은 3분 남아 있고 찍을 시간도 없이 작문으로 넘어가버렸다. 

 

 

작문 연습

마지막으로 작문 파트에선 공유하고 싶은 공부법이 있다. 바로 언어교환 앱 활용하기! 해커스 환급반을 수강하면 작문 첨삭을 받을 수는 있는데 딱 한 번뿐이다. 강의에서는 주제별로 활용할 수 있는 탬플릿을 주고 전부 외워서 쓰라고 하지만 나는 냅다 외우는 건 영 적성에 안 맞았다. 그렇다고 느낌대로 쓰기엔 분명 엉망진창으로 쓰고 있을 텐데 이걸 매번 첨삭받을 사람도 없고. 고민하다가 이미 대화 중이던 언어교환 앱에서 만난 친구에게 부탁했다. HSK 응시를 준비하면서 평소에도 쓰던 Tandem에서 중국어 사용자 친구들하고 대화를 나누기 시작하고 짧게나마 중국어 문장을 보내곤 했는데, 그중 HSK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고 사정을 설명하니 엄청 열정적으로 도와주는 친구가 있었다. 그 친구에게 내가 작문한 걸 보내주고 교정 내용이 오면 정리해 내가 자주 실수하는 부분을 보강하고 어떤 부분이 부자연스러운지 들으면서 다음 작문을 할 때 반영하자 실력이 금방 는 것 같다. 당연하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내 느낌대로 쓰면 전부 빨간색으로 돌아온다(ㅋㅋ). 탬플릿을 무작정 외우는 건 싫어도 작문할 때 인강에서 알려준 표현, 문장 전개 방식 등을 활용하고 여러 번 맥락에 맞게 써보면서 내 것으로 만드는 연습을 했다. 이 정도로 도와줄 수 있는 친구는 못 찾더라도 짧게나마 그 날 강의에서 배운 표현을 언어교환 앱에서 사용해보면 확실히 문장 만드는 게 쉬워진다.

 

환급받는 건 생각보다 오래 걸렸고 제세공과금 등등 떼어가서 총 32만원? 정도 들어오긴 했는데 사실상 인강 공짜로 듣고 시험도 돈 한 푼 안 들이고 친 격이라 시간 여유가 있고 동기부여가 필요하다면 해커스 환급반도 좋은 선택이다. 친구들하고 우스갯소리로 수익률 150% 넘는 재테크라고도 했는데 ㅋㅋ 시험 친 지가 언제라고 또 중국어가 낯설다. 얼른 6급 따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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