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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미국 아마존에서 킨들에디션 책 사기(feat.크레마사운드업)

by 여누 Yeonu 2020. 10. 16.

발단

코로나 시국으로 뒤늦게 테넷을 봤다. 짧게 영화감상을 남기자면 물리학적 설정들을 완벽히 이해하지 못했는데도 영화가 재밌다고 느끼도록 만든 놀란 감독에게 다시 한번 놀랐다. 어쨌든 놀란 영화는 보고 나오면 능력이 닿는 한 다 이해하고 싶게 만드는, 다시 말해 오타쿠적 집착에 발동을 거는 영화 아닌가. 그래서 영화관에서 나오자마자 구글링에 IMDb를 뒤져가며 설정을 찾고 놓친 대사들을 보면서 놀다가 테넷 각본집의 존재를 알게 되었다.

 

전개

9월 8일에 공개되었다는 책이 벌써 번역되었을리 만무하고. 찾을 수 있는 판매처는 아마존뿐이었다. 실물 책으로 받아보려면 아마존에서 직접 시켜도 yes24를 통해 직수입을 신청해도 13일 뒤에 발송한다는데 아니 책 도착할 때 돼서 흥미가 다 떨어졌으면 어떡하라고.... K-성질머리로는 용납이 안 되는 기간.... 다행인지 불행인지 ebook 버전으로도 나와있었는데 킨들 앱을 깔아서 봐야 하는 것도 모자라 아예 한국에선 구매할 수가 없었다. 뭔 놈의 책 사기가 이렇게 어려운지!!?

한국 IP로 접속 시 킨들에디션의 존재만 확인 가능

그런데 전처럼 영화관 n차를 찍어가며 볼 수 있는 시국도 아닐뿐더러 번역된 자막이 허술한 부분이 많아서 각본집을 포기할 수가 없었다. VOD도 언제 나올지 기약이 없는 판에. 반드시 사야겠다는 일념으로 결국 IP 우회를 시도했다. 

 

위기

여기저기 검색하며 찾아본 결과 아마존 계정 배송주소, 국가 설정까지 미국으로 설정한 후 IP를 우회해 구매해야 했다. 그래서 그렇게 했는데, 카드번호도 똑바로 입력하고 전부 완료했는데도 주문내역엔 pending이라고만 뜨고 ebook 열람이 안됐다. 다시 화가 났으나 심호흡 후 찾아보니 미국 아마존에 처음 마스터/비자 카드로 결제 신청을 하면 한참 걸린다길래 한 시간가량을 기다려줬다. 그래도 돈을 안 가져감. 결국 라이브챗으로 문의를 했다. 상담해주시는 분들 정말 친절하신데 할 수 있는 일이 한정적이고 프로세스에 대해서도 딱히 잘 아시는 것 같지는 않았다(독일 인터넷 라이브챗의 악몽이 되살아났잖아....).

 

please take my money Amazon

첫 번째 상담사는 결제가 안되면 취소하고 다시 결제하라고 했다. 그래서 그렇게 했는데 여전히 돈을 안 빼갔다. 그래서 또 상담사가 환불 처리하고 다시 결제해보라길래 그대로 따랐고 이번엔 출금 알림이 왔는데 여전히 열람이 안됨^^.... 상담사가 교체되고 다시 상황 설명을 구구절절 한 뒤에 보니 두 번째(이미 환불한 건) 거 결제가 진행된 거고 설상가상으로 계정 정지됨!!!!!!!

 

 

 

결말

생각해보니 같은 책을 3번이나 샀다가 환불하고 있으니 unusual activity기는 하지ㅋㅋㅋ 하여튼 계정이 정지되면 저런 메일도 오고 아마존 웹도 잠긴다. 소명할 수 있는 창을 띄워주는데 거기에 한껏 억울함을 담아 '난 너희 고객센터에서 시키는 대로 했을 뿐이다'를 길게 써서 보내고 잤다. 계정 정지됐을 때 계좌 증명을 보내야 한다는 소리도 있어서 그렇게까지 하느니 그냥 아마존 계정을 포기하고 말지, 눈 떠서 안 풀려있으면 때려치우리라 하는 마음을 먹었었다.  그러나... 아마존이 물건을 팔고는 싶었는지 계정을 돌려주는 바람에 포기를 못하고 한글날 오전을 다시 아마존과 전투에 바치게 되었다. 다시 두 명의 상담사를 더 만나고 다른 책을 결제도 해봤다가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겨우 성공했음 ㅜㅜ

미국 아마존에서 (한국엔 없는) 킨들 에디션 사기 3줄 요약

  • 미국 주소로 설정하고, 국가 설정도 미국으로 변경 후 IP 우회해야 함.
  • 결제가 될지 안 될지는 랜덤임 아무리 기다려도 안 될 수 있다!^^
  • 결제-취소-결제-취소 반복하다가 계정 정지될 수 있음

 

 

 

 

 

 

 

 

 

 

 

후기

8일에 결제했다가 취소한 두건이 13일 아침에 일어나니 돌아와 있었는데 환율 차이로 한 오십 원 벌었다ㅋㅋㅋㅋㅋㅋ

환불까지 닷새가 걸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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